뉴진스가 쏘아올린 뒷골목 패션,
우라하라계 브랜드의 부활
스타일 | 2024. 08. 09 | 조회수 : 2621
Edited by 머스트잇

패션에는 트렌드가 있다. 23년 패션계를 강타한 올드머니 스타일부터 2024년 초 빈티지한 뿔테 안경붐을 몰고 온 긱시크, 다양한 레이스로 소녀다움을 선보이는 코티지 코어, 모리걸룩에 이르기까지 최근 몇 년간 패션계는 ‘코어’ 열풍이 불며 블록코어, 고프코어, 발레코어 등 룩에 코어 컨셉을 입힌 스타일이 계속해서 유행을 일으켰다.
올 여름에는 올림픽 시기와 더불어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복처럼 착용하는 ‘블록코어’ 트렌드가 인기를 끈 가운데 뉴진스가 착용해 화제가 된 ‘우라하라’ 패션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우라하라’ 조금 생소하긴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 든다면 아마 90년대 하라주쿠의 스타일과 멋을 경험해본 전례가 있을 것이다.
2024년 여름, 컴백한 뉴진스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컨셉의 레트로 힙합 음악을 통해 자신들만의 신선한 색깔로 표현했다. R&B와 힙합을 믹스한 세련된 스윙 비트에 격정적인 ‘토끼춤’ 즉 브레이크 댄싱을 선보이며 Y2K 향수를 제대로 자극하고 있는 뉴진스를 보고 있노라면 별안간 시대를 초월한 어떠한 감동마저 느껴질 정도이다. 마치 90년대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마냥 과거의 무드를 완벽 재현한 뉴진스, 그러한 느낌을 더하는 데에는 그녀들의 스타일링도 크게 한 몫 했다.
왕년에 길거리를 바지로 좀 쓸고 다녔다면 모두가 들어봤을 이름, 후지와라 히로시. 살아 있는 일본 패션계의 전설이며, 다양한 협업을 통해 전세계 모든 문화 분야를 넘나드는 90년대 서브컬쳐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어렸을 적부터 펑크를 좋아한 그는 성인이 되자마자 런던으로 날아가 우연히 섹스피스톨즈의 매니저를 만나게 됐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그를 따라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넘나들며 힙합 음악을 체화했고 캘리포니아 해변 서핑샵에서 만난 숀 스투시의 티셔츠를 일본에 전파해, 일본 스트릿 문화를 한 층 끌어 올리기도 했다. 유학을 마치고 일본에 돌아온 히로시는 일본 초대 힙합 DJ 가 되어 MAJOR FORCE(메이저포스)라는 레이블을 만들었고 이것이 바로 'Godfather of Harajuku' 로 불리우며, 우라하라 문화의 시작이 되었다.
‘우라하라’ 라고도 불리는 ‘우라하라주쿠’는 사실 일본의 지역명으로 일반적으로 하라주쿠 주변의 옷가게 밀집 지역중 뒷골목에 해당하는 브람스 오솔길을 가리킨다. 우라하라 일대의 작은 숍(스지)들로부터 발전한 브랜드들을 우라하라케라고 부르는데, 바로 이러한 작은 가게들이 우라하라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1990년대 초 메이저포스 덕에 하라주쿠 뒷골목의 우라하라케 관계자들과 친해진 후지와라 히로시는 당시 시티보이 스타일을 대중화시킨 잡지사 뽀빠이에서 만난 NIGO와 타카하시 준에게 NOWHERE 스토어를 오픈하는데 도움을 주고 카브엠트, 베이프, 언더커버, 더블탭스, 네이버후드, 비즈빔, 고로스, 히스테릭 글래머 등 당대 내로라하는 스트릿 브랜드를 만드는 데 영향을 주었다.
우라하라는 오모테산도의 빅브랜드 매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일본인이 좋아하는 아기자기하고 개성을 담은 디자인을 선보여 90년대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돌풍을 일으켰다. 우라하라계 브랜드는 소위 마케팅 없이 톤앤무드만으로 성공을 거며줬는데, 당시 연예인들도 유럽 및 미국의 패션이 아닌 일본만의 패션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여러 인터뷰등을 통해 자신의 최애 브랜드를 우라하라계 브랜드로 소개 하는 등 ‘우라하라’는 단순한 패션 이상의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문화적 운동으로 퍼져 나갔다. 7년만에 이 모든 것을 이룬 히로시는 과거 숀 스투시가 일본을 향해 지어준 이름인 electric cottage라는 브랜드를 잠깐 전개하면서 '두 개의 번개모양이 있는 로고'를 만들었고 이것이 바로 콜라보레이션계의 거물, 요망한 번개 프라그먼트 디자인의 시작이 되었다.
프라그먼트는 자체 디자인 보다는 협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루이 비통, 펜디, 불가리, 몽클레르, 사카이, 리바이스, 태그호이어, 마세라티, 슈프림, 나이키, 컨버스, 애플, 스타벅스, 포켓몬스터, 스탠리, 블랙핑크 까지 제한없이 카테고리를 넘나들며 내로라 하는 전 세계 브랜드들과 협업을 펼쳐왔다. 프라그먼트가 요망한 번개라는 닉네임을 얻게 된 것은 이 번개 로고 하나만으로 기존 상품의 가격이 몇배로 뛰고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로 프라그먼트 디자인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실제로 나이키와의 협업 스니커즈인 조던 1에 프라그먼트 콜라보 버전은 리셀가가 400만원 이상으로 오른 적 또한 있다.
사실 우라하라 신드롬은 최근 몇 년 새 트렌드에 밀려난 상황이었다.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던 우라하라계 브랜드들이 생산성을 위해 로고티를 대량생산하고 백화점등에 입점하면서 점점 자신들의 개성을 잃어가게 된 것이다. 그렇게 우라하라 계열 브랜드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사라지고 추억의 브랜드로 자리잡을 때쯤, 민희진 디렉터의 디렉팅을 받은 뉴진스가 혜성같이 등장했다. 지난 5월 싱글앨범
뉴진스가 보여주는 우라하라 패션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뉴진스는 데뷔 초부터 베이프 브랜드를 자주 착용해 편안하면서도 꾸러기스러운 룩을 자주 선보였다. 루즈핏의 후드 집업, 체크 셔츠, 반다나, 링거 티셔츠 등 어디서든 볼만한 에센셜한 아이템을 믹스매치해 뻔하지 않은 룩으로 만드는 식이다. 우라하라룩은 어떠한 정해진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색상과 패턴을 활용해 오직 입는 사람만의 멋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옷장 안에 있는 일반적인 아이템을 믹스매치해 스타일링의 킥을 나타내기 때문에 어쩌면 패션 초보자에겐 조금 어려운 영역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접근성이 어려운 아이템이 아니기에 몇 가지 특징만 파악하면 꾸미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운 힙스터 감성을 드러내는 데 우라하라 스타일만한 패션도 없다.
지나온 여름 날, 핏하고 아찔한 노출로 점철된 스타일링에 지쳤다면 편안한 오버핏으로 젠더리스하면서도 힙한 감성을 드러내보면 어떨까? 다양한 색상과 패턴 사용, 독특한 액세서리 및 레이어링, 빈티지 아이템 믹스매치, 버뮤다 팬츠 등 몇가지 꿀팁만 활용하면 어렵지 않게 우라하라 스타일을 재현할 수 있다.
최근 후지와라 히로시의 한국 여행소식은 물론 휴먼 메이드의 한국 매장 오픈 소식 등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우라하라계 브랜드는 과연 어떤 길을 가게 될까? 패션계의 공룡이 되어버린 포터와 휴먼 메이드 등 공격적인 라인업과 매장 확장 소식에 예전만 못한 품질관리로 과거 베이프의 하락 수순을 밟아간다는 평과 서브컬쳐가 드디어 메이저의 영역으로 도달했다는 평 등 극과극의 양분화된 평가를 받고 있다. 요즘은 패션 사이클이 한 시즌을 채 못 채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뉴진스의 컴백과 돌아온 우라하라 스타일의 인기는 아직까진 건재하다. 일단 살이 쪄도 티가 안나고 무척 편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라하라계 브랜드 제품 구매를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일단 사라. 그리고 바로 입자. 이 옷들은 옷에 내 몸을 끼워 맞출 필요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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