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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뼈가 얼 것 같은 추위에도

코트를 포기 못하는 얼죽코라면? (1편)

Edited by Uno





     해마다 최저 기온을 경신하며 사상 최대의 한파를 기록했던 겨울이 12월 중순을 지난 지금에야 도래했다. 분명 작년과 비교했을 때는, 평균 기온이 영하 4도에서 8도에 주로 분포했던 평년에 비해 2021년의 12월 중순까지도 포근한 날씨였다. 그러나 결국 한파와 대설이 예고 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얼죽코(얼어 죽어도 코트)’를 놓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이번 시리즈를 준비했다. ‘코트’는 외투를 뜻했던 게르만어 ‘코초(kozzo)’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있다. 

 

     당시 혹한의 날씨를 견디기에 적절한 의복이 없었기에 코트가 이를 위한 대안이었다.(물론 지금의 패딩 코트도 없었다.) 지금과 유사한 형태의 코트는 17세기 후반 영국 남성들을 묘사한 그림이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후 19세기 영국의 신사들 사이에서 클래식의 표본으로 불리는 체스터필드 코트가 인기를 끌며 주로 신사들이 정장 위에 입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코트는 신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그 후 더플 코트, 피코트, 발마칸 코트, 로브 코트, 핸드 메이드 코트 등으로 다양한 목적에 맞게 변형 되며 우리들의 옷장에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왼쪽 첫번째(1812년) 2-3번째 1910년대 발행 추정의 버버리 신문 광고
출처: 암스테르담 뮤지엄 & BBC





 

 

 

 

 

 

신사를 위한 체스터필드 코트



왼쪽부터 Detmer Woolen Company, ThisBlueBird, 톰브라운 공식 홈페이지



     체스터필드 코트(Chesterfield coat)’는 영국의 신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대표적인 코트 유형으로 정착했으며 그 이름 또한 19세기 영국의 체스터필드 백작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프랑스 혁명 직후에는 코트의 주머니 부분에 플랩(flap)이라고 불리는 뚜껑이 있었는데, 칼라 윗부분에 검은색 벨벳 천으로 장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프랑스혁명 때 희생 당한 사람들을 애도하는 뜻에서 달기 시작한 것으로, 이 때문에 신사의 정신을 상징하는 코트로 자리매김했다. 단 요즘에는 이 코트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로 필수 아이템이 되어서 디자인도 간소화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

 

     ​전통적인 체스터필드 코트는 어깨부터 무릎까지 일자로 곧게 떨어지는 핏과 어깨가 솟아 있는 형태의 피크드 라펠, 주머니의 플랩 포켓 디자인이 특징이다. 체스터필드 코트의 종류는 크게 싱글 코트와 더블 코트의 두 가지 형태로 분류되는데, 기본적인 싱글 코트는 보통 2~3개의 단추로 구성되며 클래식하고 포멀한 인상을 준다. 체스터필드 코트 중 싱글 코트는 SPA 브랜드들에서는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위주로 출시하며 하이엔드 브랜드들에서는 각자 추구하는 정체성에 맞게 디자인을 변형해 출시한다.




출처: 디올, 르메르, 자쿠뮈스 공식 홈페이지



     그 중에서 오늘은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세 가지 싱글 코트를 소개한다. 명품 중의 명품이라 불리는 디올의 코트는 어깨의 뒷면에 화이트 색상의 코튼을 덧대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니멀의 대명사 르메르의 경우,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어깨 부분을 과감히 넓히는 디자인을 채택해 위트를 더했다. 대신 투 버튼과 플랩 포켓의 기존 복식은 유지하면서 싱글 코트의 공식을 어느 정도 따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럭셔리계의 떠오르는 샛별이지만 여성 의류와 가방으로 더 유명한 자크뮈스도 남성용 싱글 코트를 출시했는데 어깨와 소매 부분을 절개하는 디자인으로 마치 자켓과 베스트를 레이어드한 듯한 착시 효과를 주는 디자인의 변형과 기존의 투 버튼은 유지하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출처: 디올, 보테가 베네타, 메종 마르지엘라 공식 홈페이지


     한편, 체스터필드의 더블 코트는 4~6개의 상-하 단추 배열과 함께, 좌우 양쪽에 버튼이 일정 간격을 두고 부착되어 있어 더블 브레스티드 코트(Double breasted jacket)로 불리기도 한다. 단추 디테일이 많지만, 단추를 어디에 여미는지에 따라 정갈한 인상을 줄 수도 혹은 캐쥬얼하면서 깔끔하게 코디가 가능하다. 다소 제복처럼 보이던 기존 디자인은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출시되기도 하는데, 이전보다는 활동성을 고려하여 여유로운 핏감의 더블 코트가 대세가 되고 있다.



     이번 시즌의 디올은 더블 코트 역시 디올다웠다. 클래식한 복식의 전형을 보여주면서도 모던한 실루엣이 돋보인다. 한편, 2021년 한국에서 인기가 급상승하는 명품 브랜드를 꼽자면 단연 보테가 베네타인데, 최근 출시한 코트에서도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의 위치애 맞게 더블 코트에 여유로움을 더한 트렌디도 잘 반영한 것을 볼 수 있다. 여유로운 실루엣은 물론 펠트 처리된 쉐브론 울을 사용하면서, 소재에서 오는 독특함도 트렌디함을 더하는데 한몫 했다. 해체주의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인 마르지엘라의 더블 브레스티드 코트는 소매 윗부분에 마르지엘라의 상징인 자수처리를 함과 동시에 라펠 윗부분에 검정색의 소재를 덧대면서 포인트를 주었다.

 

 

 

 




 

 



국민 코트가 된 발마칸 코트


     예나 지금이나 비가 자주 내렸던 영국 스코틀랜드의 기후를 고려해서 기본 코트 위에 방수 목적으로 천을 덧대어 제작한 ‘레인코트’였던 발마칸 코트(Balmacaan coat) 탄생비화에서 알 수 있듯이, 발마칸 코트는 방수 및 발수(물이 스며 들지 않지 않는 기능성)가 필요한 상황에서 인기를 얻었으나 최근 2~3년 사이엔 기존 구매 목적과 상관없이 많은 인기를 얻으며, 일상 아우터로 자리매김 중이다. 

     피크드 라펠과 각진 어깨 라인이 특징인 체스터필드 코트와 비교했을 때, 어깨선이 둥글게 떨어지는 형태와 라펠이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외에도 소매에 슬리브 스트랩이 있으며, 칼라에 ‘비조’가 장착되어 목을 따뜻하게 감싸기 쉽게 디자인된 제품들도 일부 있다.



 


출처: 마이클앤드류 비스포크 & Britannica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우리가 ‘맥코트’로 알려진 코트 역시 ‘발마칸 코트’ 중 하나라는 점이다. ‘맥코트’는 찰스 매킨토시가 방수가 되는 소재로 최초 제작한 발마칸 코트 중 하나이며, 시간이 흐르면서 맥코트와 발마칸 코트를 혼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참고로 찰스 매킨토시의 맥코트부터 시작된 의류 브랜드는 아직까지 영국에서 사랑받는 의류 브랜드로 존재한다. 다시 맥코트를 비롯한 발마칸 코트의 전반적인 이야기로 돌아와서, 발마칸 코트는 캐주얼과 클래식 원하는 스타일링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에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국민 코트’의 반열에 이르렀다.



 


출처: 셀린느, 르메르, 스튜디오 니콜슨 공식 홈페이지




     프렌치 시크의 대명사 셀린느의 하운드 투스 체크 패턴이 기본으로 한 발마칸 코트의 정석을 보여주었으며, 르메르와 스튜디오 니콜슨은 미니멀리즘의 쌍두마차답게 단정함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브랜드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제품을 출시했다. 대표적인 세 개의 브랜드 외에도 최근 국내외 브랜드들에서 좋은 발마칸 코트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꼭 비나 눈이 오지 않아도 발마칸 코트는 코디하기에 용이하며, 보온성도 뛰어나니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발마칸 코트를 찾아보자.


 

 

 


 




그 때 그 시절 떡볶이 코트의 귀환, 더플 코트



출처: 몽고메리(ORIGINAL MONTGOMERY) 공식 홈페이지



     역사 속의 어부들의 지혜와 추억과 늘 함께 했던 코트가 바로 우리에겐 단추의 특징으로 인해 떡볶이 코트로 불리던 더플 코트이다. 벨기에에 위치한 앤트워프 지방도시 더플 (Duffel)에서 생산된 직물로 처음 제작되었다고 알려진 더플 코트는 겨울철 빼놓을 수 없는 코트 중의 하나이다. 호불호는 있을 수 있고 내 옷장에는 없을 수 있지만, 유럽에서 시작된 디자인의 코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라면 살면서 한 번쯤 실물 영접을 했을 디자인이다. 

 

     국내에서는 떡볶이 코트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진 더플 코트에서 떡볶이를 연상하는 단추 부분의 공식 명칭은 토글(toggle fastening)로, 최초에 이러한 디자인을 적용하게 된 배경은 놀랍게도(?) 떡볶이의 매콤함과는 무관하다. 토글은 차가운 바다의 추위를 견뎌야 하는 어부들의 작업 환경에서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쉽게 단추를 풀고 채우기 위해서 지금의 디자인이 반영되었다고 한다.알 수 있다. 결국 더플 코트는 어부들의 기능성 방한복으로 시작되었으나 영국 왕립 해군의 군사들에게도 전파되면서 대중들에게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제는 바다 위에서 더플 코트를 입는 이보다, 출근이나 등교할 때 더플 코트를 찾는 이가 더 많아지다 보니 브랜드들이 출시하는 각양각색 코트를 만날 기회가 더 많다.




출처: 에르노, 메종 마르지엘라, 자크뮈스 공식 홈페이지



     클래식한 복식의 디자인으로 두터운 매니아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에르노는 더플 코트의 기본을 보여준다. 소매에 달린 스트랩은 물론 토글까지 더플 코트랑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고 있는데 클래식한 스타일을 선호한다면 에르노의 더플 코트를 추천한다. 이런 풀옵션이면서 전통적인 더플 코트는 위아래로 정장 셋업을 이너로 착용한 위에 걸칠 때 클래식 속의 캐쥬얼을 만들어준다. 

    

     만약 흔히 말하는 ‘요즘 감성’의 더플 코트를 입고 싶다면, 마르지엘라와 자크뮈스 등 색깔에 힘을 준 브랜드를 둘러보자. 마르지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짧은 기장에 특유의 자수 디테일은 물론 왼쪽 상단의 포켓에 가죽 디테일까지 더하면서, 역시나 해체주의적 면모가 잘 드러난다. 또한 자크뮈스는 더플 코트를 최근 21 F/W 트렌드 중 하나였던 패디드(padded) 소재를 활용해서 극대화된 보온성과 함께 요즘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겨울철 코트로 가장 오래 알려져 있는 ‘체스터필드 코트’부터 최근 국민 코트의 반열에 오른 ‘발마칸 코트’ 그리고 우리에겐 추억의 분식을 연상하지만 사실은 어부들의 애착 아이템이었던 더플 코트까지 알아보았다. 여기까지 읽어 오면서 코트에 대해서 이렇게 자세히 파헤치는 것이 알아둬서 나쁠 것은 없지만 다소 쓸모 없지는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오랜 기간, 여러 국가에서 사랑받는 의복의 형태가 흔하지 않은 만큼 얼죽코들에게는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고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얼죽코 PART 2에서는 올해 FW 시즌 코트로서 특히 주목받았던 소재나 패턴 위주로 코트의 세계를 탐구할 예정이니, 본인이 얼죽코가 아니라도 주변에 한 명쯤 있을 얼죽코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다음 화도 많은 관심을 가지기를 바란다.



 

에디터
Uno
옷을 좋아하고, 공간을 좋아하고, 글을 더 잘 쓰려 노력 중인 콘텐츠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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