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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스토리 | 엔타이어 스튜디오

이지 아닙니다. 엔타이어 스튜디오 맞습니다.

Edited by 박호준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말은 인간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잡지를 만들 때도 똑같다. 주의를 잡아끄는 제목, 기사 내용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정갈한 지면 디자인이 전부 잡지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요소들이다. 그럼 패션 브랜드는 어떨까? 누군가는 로고를, 다른 누군가는 옷의 실루엣이나 소재를 보고 브랜드 정체성을 가늠하겠지만, 나에겐 웹사이트가 브랜드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다. 옷이 아무리 마음에 들더라도 웹사이트가 불친절하거나 제멋대로라면 매력이 뚝 떨어진다.





사용자 편의성이 높은 엔타이어 스튜디오 홈페이지 UI·UX
(이미지 출처: 엔타이어 스튜디오 홈페이지 (클릭))



그런 면에서 ‘엔타이어 스튜디오’는 지난 1년간 방문했던 어떤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보다 ‘취향 저격’이다. 엔타이어 스튜디오는 난해한 패션 필름이나 예술 작품을 이용해 ‘있어 보이는 척’하는 대신 시작부터 바로 ‘드롭(엔타이어 스튜디오는 컬렉션 대신 드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을 선택하도록 페이지를 구성해 놓았다. 드롭을 골라 선택하면 해당 컬렉션의 옷을 입은 모델들이 오와 열을 맞추어 반듯하게 나열되어 있어 한눈에 전체적인 룩을 보기 수월하다.





우상단의 item/model 탭을 선택하면 모델 컷과 제품 컷이 번갈아 노출된다.
(이미지 출처: 엔타이어 스튜디오 홈페이지 (클릭))


마음에 드는 옷을 클릭해 들어가도 마찬가지다. 마우스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 옷의 소재나 주의사항이 적혀 있는 보통의 패션 브랜드와 달리 엔타이어 스튜디오는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소재와 디테일을 주르륵 적어 놓았다. 기왕 여기까지 따라왔다면, 상세 페이지 하단에서 우에서 좌로 스스륵 움직이고 있는 모델들 위로 마우스 커서를 옮겨 보길 바란다. 아니면, 컬렉션 메뉴에서 ‘아카이브’를 클릭해 보는 걸 추천한다. 분명 재미있을 것이다.





엔타이어 스튜디오는 말 그대로 나이, 성별, 체형에 상관없이 전 세계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옷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사이즈가 XXS부터 XXL까지 마련되어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레고의 설명서가 언어 없이 그림만으로 전 세계 공통인 것처럼, 누가 보더라도 옷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만들기 위해선 엔타이어 스튜디오처럼 웹디자인이 간결하고 단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쯤 되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옷을 잘 만들고, 런웨이를 근사하게 꾸미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 세계에서 자신들의 옷을 보여주는 방식까지 완벽하게 브랜딩한 엔타이어 스튜디오의 주인이 누구인지 말이다.





엔타이어 스튜디오의 설립자
(왼) 세바스찬 헌트(Sebastian Hunt)와 (우) 딜런 리처드(Dylan Richards)
(이미지 출처: thedenizen.co.nz)



뉴질랜드 출신 디자이너 딜런 리처드(Dylan Richards)와 세바스찬 헌트(Sebastian Hunt)가 엔타이어 스튜디오의 설립자다. 2020년 브랜드를 런칭하기 전 그들은 칸예 웨스트의 ‘이지(YEEZY)’에서 스타일리스트이자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러니 그들의 옷에서 ‘이지’의 향기가 느껴진 건 우연이 아니다.





카일리 제너의 패션 브랜드 ‘Khy’가 엔타이어 스튜디오와 협업한
두 번째 드롭을 11월 15일에 공개했다.
(엔타이어 스튜디오 공식 인스타그램)



카일리 제너, 저스틴 비버, 두아 리파 등 여러 셀레브리티의 선택을 받으며 단숨에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엔타이어 스튜디오이지만, 시작은 단촐했다. 짧은 기장의 PFD 푸퍼 자켓을 3가지 컬러로 출시한 게 전부였다.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2시간 만에 품절됐다. “팔리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하진 않았어요. 준비한 물량이 전부 팔리기까지 2주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2시간 만에 매진이 될 줄은 몰랐죠. 그때 정말 기뻤던 것 같아요” 세바스찬의 말이다. 이후 홍콩에서 팝업 스토어를 연 그들은 5개의 드롭과 하입비스트, 카일리 제너의 브랜드 ‘Khy’와 협업을 이어가며 승승장구 중이다.






여기까지 나온 내용만 보면 젊은 디자이너 둘이 운 좋게 칸예 웨스트의 눈에 든 덕에 큰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세바스찬과 딜런은 ‘노력파’에 더 가깝다. SNS ‘텀블러’를 통해 처음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둘은 인스타그램에 자신들의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올렸다. 세바스찬은 와의 인터뷰에서 “우린 어떤 옷을 볼 때마다 SNS를 떠올렸어요. 사진으로 찍어 올렸을 때 얼마나 멋지게 보일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사진을 좋아할지 고민하는 식이었죠”라고 말했다. 어차피 멋진 옷을 입는 이유는 SNS에서 많은 ‘좋아요’를 받기 위한 것이고, 그러려면 실제 입었을 때는 물론 사진으로 봤을 때도 예쁜 옷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들의 논리였다.





HBX를 통해 공개한 엔타이어 스튜디오 Drop 3 컬렉션
(이미지 출처: HYPEBEAST)



두 설립자의 궁합이 잘 맞는 것도 엔타이어 스튜디오의 중요한 성공 비결 중 하나다. “서로 매우 달라서 오히려 균형을 이룰 수 있어요. 저는 어떤 일을 할 때 매우 집중하며 긴장하는 타입이지만, 세브는 유머러스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졌거든요.” 딜런의 말이다. 세바스찬 역시 비슷한 대답을 내놓았다. “예스맨이 되기보단 서로 다른 의견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조율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발전을 이루는 편입니다. 그건 옷을 고를 때도, 사업을 운영할 때도 마찬가지죠.”






얼마 전, ‘올겨울 숏패딩이 유행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었다. ‘아직 덜 추워서 그런다’, ‘그래도 롱패딩 포기 못해’, ‘또 우르르 숏패딩 입고 다니겠네’ 같은 부정적인 어투의 댓글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롱패딩을 입으면 촌스럽고, 숏패딩을 입으면 트렌디한 게 결코 아니다. 그저 입고 싶은 걸 입으면 그만이다. 파스타가 당기는 날도 있고 짜장면이 당기는 날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혹시 이번 겨울 ‘나도 숏패딩을 사보고 싶은데 흔한 브랜드는 싫어’라며 고민하고 있다면 머스트잇에서 엔타이어 스튜디오 아이템을 살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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